손주를 돌보는 일은 기쁘지만 몸은 정직합니다. 하루 데리고 있다 보내고 나면 허리며 어깨며 안 아픈 데가 없지요. 내 자식 키울 때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이제는 사흘을 간다고들 하십니다. 오늘은 손주를 돌보면서도 내 몸을 지키는 방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예전 같지 않은 것이 당연합니다
내 아이를 키우던 때와 지금은 몸 상태가 다릅니다. 그때는 이십 대 삼십 대였고 지금은 예순을 넘기셨지요. 같은 아이를 안아도 허리에 오는 부담이 전혀 다릅니다. 그런데도 "내가 키워봤는데" 하는 마음에 무리를 하게 됩니다.
기억해 두실 것은 하나입니다. 내가 아프면 손주도 못 봅니다. 몸을 아끼는 것이 손주를 위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2.안아 올릴 때가 제일 위험합니다
아이를 들어 올릴 때 허리를 굽혀서 들면 허리에 그대로 부담이 갑니다. 무릎을 굽혀 몸을 낮춘 뒤, 아이를 몸에 바짝 붙여서 다리 힘으로 일어서세요. 팔만 뻗어서 멀리 있는 아이를 들어 올리는 동작이 가장 나쁩니다.
한쪽으로만 안는 습관도 좋지 않습니다. 늘 같은 팔로 안으면 어깨와 골반이 한쪽으로 기울어집니다. 번갈아 안으시고, 아이가 걸을 수 있는 나이라면 되도록 손을 잡고 걷게 하세요.
유모차를 쓰실 때는 손잡이 높이를 내 키에 맞추시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낮으면 허리를 숙이고 밀게 되어 금방 아픕니다.
3.틈틈이 쉬어야 오래 갑니다
아이가 낮잠을 자면 집안일을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 시간에는 같이 누우세요. 설거지와 빨래는 아이가 깨어 있을 때 옆에 두고도 할 수 있지만, 쉬는 것은 아이가 잘 때밖에 못 합니다.
바닥에 앉아서 노는 시간이 길면 무릎이 상합니다. 낮은 의자나 방석을 쓰시고, 가능하면 식탁 의자에 앉아 아이를 식탁에서 놀게 하세요. 한 시간에 한 번은 일어나서 허리를 펴고 어깨를 돌리는 것도 잊지 마세요.
4.자녀와 미리 정해둘 세 가지
첫째, 시간입니다.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일주일에 며칠인지를 분명히 해두세요. "그때그때 봐서"로 시작하면 어느새 매일이 되고 서운함이 쌓입니다. 미리 쉬는 날도 정해두시면 좋습니다.
둘째, 돈 문제입니다. 아이에게 들어가는 비용을 누가 어떻게 부담할지 정해두세요. 돌봄에 대한 대가를 받을지도 솔직하게 이야기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말하지 않고 참으면 결국 관계가 상합니다.
셋째, 훈육 방식입니다. 간식을 얼마나 줄지, 영상을 얼마나 보여줄지, 혼낼 때는 어떻게 할지를 부모 뜻에 맞춰두세요. 아이 앞에서 어른들의 말이 엇갈리면 아이가 가장 혼란스러워합니다.
5.안전은 양보하지 마세요
아이가 다치는 일은 대개 순간입니다. 가스레인지와 전기 주전자 근처에 못 오게 하시고, 욕조에 물을 받아두지 마세요. 작은 물건은 삼킬 수 있으니 바닥에 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차에 태우실 때는 반드시 카시트에 앉히세요. 잠깐 가까운 거리라도 예외를 두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무릎에 안고 타는 것은 아이에게 가장 위험한 자리입니다.
6.내 시간도 지키세요
손주를 돌보기 시작하면서 운동도 모임도 다 끊으셨다는 분이 많습니다. 그러면 몸도 마음도 금방 지칩니다. 일주일에 반나절이라도 내 시간을 남겨두세요. 그 시간이 있어야 나머지 날들을 웃으며 보낼 수 있습니다.
힘들면 힘들다고 말씀하셔도 됩니다. 자녀들은 부모가 괜찮다고 하니 정말 괜찮은 줄 압니다. 말해야 아는 일입니다.
7.아이와 노는 것도 요령이 있습니다
온몸을 쓰는 놀이만 하시면 금방 지칩니다. 앉아서 할 수 있는 놀이를 몇 가지 준비해 두세요. 그림책 읽어주기, 블록 쌓기, 색칠하기, 옛날 이야기 들려주기 같은 것들입니다. 아이들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를 특히 좋아합니다.
밖에 나가실 때는 놀이터보다 걷기 좋은 공원이 낫습니다. 아이는 뛰고 어른은 벤치에 앉아 지켜볼 수 있는 곳이 좋지요. 미끄럼틀 위까지 따라 올라가지 않으셔도 됩니다.
8.정리하면
무릎을 굽혀 다리 힘으로 안아 올리고, 한쪽으로만 안지 마시고, 아이가 잘 때 같이 쉬세요. 시간과 비용과 훈육 방식은 시작할 때 자녀와 정해두시고, 내 시간도 일주일에 반나절은 남겨두세요. 오래 건강하게 봐주시는 것이 손주에게도 가장 좋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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